이번 2023년을 어떻게 지냈나 돌아봤을 때
중요했던 일들을 차례로 나열한 뒤, 나에게 임의의 질문을 던지고 답하는 것으로 글을 마무리해보려고 한다.
라고 시작했는데 운동이 너무 길어져서 이 글에서는 운동얘기만 하고 끝낸다 ...
운동
가장 먼저, 운동을 제일 중요하게 여겼던 것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틈만 나면 운동하는 데 시간을 소모했다.
그 중에서도 단연 실내 클라이밍 🧗🏻♀️ 에 미쳐있었다고 봐야한다.
분명 취미로 시작한 운동이었는데 클라이밍을 좀 하게 되면서 다른 운동에도 도전했고
그야말로 인생이 운동 그잡채 ... 주객전도가 아닐 수 없다 ,,
운동을 한 시간이 너무 많았던 올해 나는 이전과 비교하여 어떻게 달라졌을까?
- 21년 폴댄스
중학생 시절부터 운동을 한 적이 손에 꼽는데 갑자기 폴댄스를 시작하게 되었다.
운동의 필요성을 느꼈지만 재미 없는 운동은 못하는 편이라 뭘 할 지 계속 고민하다가
당시 조금 유행했던 폴댄스 무료체험을 해본 후 그자리에서 호갱당해서 바로 결제해버렸었다.
재미가 있었다.
성취감이 엄청났다.
폴댄스 6개월차에 쓴 후기글이 있었는데 네이버 블로그를 닫으면서 비공개글이 되어버렸다. ㅎㅅㅎ
아무튼, 폴댄스는 9개월정도를 꾸준히 하다가 그만두게 되었고 그길로 다시 다른 운동을 찾지 못해 반년 정도를 쉬었다.
- 22년 필라테스와 바디프로필
좀 쉬었더니 운동을 함으로써 생기는 에너지와 긍정적인 영향이 다시금 고파져서
또 .. 그 당시 유행하던 .. 바프를 한 번 찍어보겠다며 1:1 필라테스 + 바프 패키지를 끊어버렸다.
하지만 식단 조절을 거지같이(!!) 못 하던 나는
사실 먹고싶은 것 다 먹고 나서는 마지막 한두달을 남기고 벼락치기를 했다.
사진은 마음에 들었고 나름대로 잘 나왔지만 내가 정말 원하던 몸을 뽑아내지는 못했다.
노오력이 부족했는데 나오겠냐고요 ..? 어림도 없지
또 이러고 나서는 한참 운동을 쉬었다. 그 시점에는 또 현생이 바빴다.
뭐 별다른 일을 한 건 아니었는데 운동 할 시간을 확보하기는 어려웠다.
이때 슬슬 주변사람들 사이에서 유행하기 시작하는 것이 실내 클라이밍이었다.
그래서 따라가면서 몇 번 찍먹해봤는데 이게 또 재밌는 것이다.
다음 운동은 클라이밍 너로 정했다..라고 하고
시간적 여유가 생긴 23년 2월부터 본격 시작하게 되었다.
- 23년 실내 클라이밍 (볼더링)
일단 정말 재밌습니다 . .
우연하게도 이 운동이 폴댄스와 비슷한 점이 꽤 있어서 비교를 해 볼 수 있는데,
폴댄스는 수업마다 어떤 동작들의 플로우를 따라 구현해내는 것이었다면
클라이밍은 문제를 푸는데 스타트부터 탑까지 올라가며 같은 색의 돌만 사용해서 탑을 찍는 것에 성공하는 것이다.
둘 다 이 성취감이 엄청나다는 것이 비슷하다.
또, 전신 운동이라 팔 다리 뿐만아니라 코어 근육이 골고루 강화된다.
다만 폴댄스는 오른손잡이라면 보통 오른손 힘이 강하기 때문에 동작을 수행할 때 강한 손을 더 사용하게 되는 경향이 있는데 (때문에 의도적으로 왼손을 사용하지 않으면 비대칭이 될 수 있다)
클라이밍은 그런 게 없다.
루트에 따라 너무 다르긴하지만, 왼손이 부족하다면 왼손이 강해져야 풀 수 있는 문제가 있다.
그래서 사람 개개인의 피지컬 능력치에 따라 유리한 문제와 불리한 문제가 극명하게 나뉘기도 한다.
비교는 이만하면 됐고, 그래서 나에게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이제 10개월차에 접어드는 클린이이지만 몇 가지를 뽑아보았다.
1. 턱걸이 0개 -> 턱걸이 3개
2. 식단 조절을 하지 않아도 살이 빠지고 근육이 붙고 있는 것이 보여서 눈바디가 만족스러움
3. 손가락이 두꺼워지고 (반지 호수가 2호 늘어남) 굳은살이 왕창 생겨서 누구든지 저항없이 내 손을 잡았다간 화들짝 놀람
개인적으로는 3가지 모두 매우 만족스러운 변화이고
(혹시 손가락이 의아하실까 싶어 덧붙이면 원래 엄청 얇은편에서 이제 보통이되었읍니다)
기존에 했던 다른 운동들에 비해서 굉장히 저렴한 편이어서
나는 앞으로도 부담없이 실내 클라이밍을 즐길 것 같다.
어쩌다 올해 운동을 회고하는 것이 이렇게 과거의 운동까지 들춰내며 길어진지 잘 알 수 없지만
난 클라이밍을 정말 재미있게 하고 있고
이것이 올해의 내 인생에 있어서 핵심 키워드가 될 정도였으며
이는 다른 일에도 영향을 많이 끼쳤다.
그 다른 일들 중에 운동에 대해 조금 더 이야기 해보겠다.
- 23년 달리기, 10Km 마라톤 완주
지구력이 없는 나는 땀이 나고 숨이 헥헥대는 러닝을 정말 싫어하는 사람이었다.
러닝도 유행이 되고 뭔가 다들 뛰고 그래서 나도 한번 뛰어보고 싶어졌다.
혼자는 못 뛸 것 같아서 러닝 동아리에 들어갔다.
속도도 나지 않고 뛰는 거 엄청 힘들고 .... 뛰러 나가는 길조차 너무 어려워서 많이 뛰지도 않았다.
근데 무슨 맘이었는지 어쩌다 10Km 마라톤에 참여해서 걱정을 막 하고 있었는데
같이 뛰는 친구가 그 친구도 달리기 별로 안해봤고 처음 마라톤 뛴다는데 엄청 잘 뛰고 의지가 대단한거다.
나도 같이 완주를 하고 싶어서 죽을 힘을 다해 뛰었다.
그 친구와 함께 뛰는 것이 나에게 가장 큰 도움이 되었고,
그 다음으로는 뛰는 와중에 옆에 있던 모르는 사람들이 대화하는 것에서 꿀팁을 하나 얻었다.
'뇌를 속이라'는 것이었는데 이게 정말 잘 먹혔던 것
계속 뇌에게 난 힘들지 않고 다리도 아프지 않고 난 결국 완주를 할것이라고 가스라이팅했다.
이게 되네 ..
10Km까지는 정신력으로도 되는 건가? 라는 생각을 했다.
결론은, 한 번 시작하기가 너무 힘들지만 러닝을 통해서도 얻는 성취감이 있었고
특히 날씨가 좋을 때는 정말 기분이 좋아지더라.
가볍게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운동이 아닐까?
- 23년 물에 뜨기 위해 수영을 배우다
물에 뜨는 법을 몰라서 항상 튜브나 구명조끼 없이는 물놀이 할 수 없는 나였다.
하지만 수영 언젠가 꼭 배우고 싶어!!는 항상 마음속에 있었고
올해 7월에 발리에 가서 서핑 할 생각을 하니 (물론 서핑은 수영을 하지 못해도 할 수가 있지만..)
생존수영의 느낌으로 배울 필요가 있겠다고 생각했다.
수영은 재밌었지만 힘들었고 ㅋㅋㅋ 어려웠고 ... 두번 씻는게 귀찮았다.
아침에 해서 일찍 일어나는 것은 정말 좋았지만 끝나고 나면 미친듯이 배고팠다.
그리고 결국 서핑을 하러 가서 도움이 되었나?
되었다고 본다!
일단 마음가짐이 좀 편해졌고,
서핑도 파도 잡기 위해 패들링을 열심히 해야 하는데 찔끔ㅎ 연습했다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래서, 결론?
클라이밍이 쏘아 올린 작은 공이
나를 달리기나 수영에도 도전해볼 수 있게 하고
기초 체력과 근육량 자체가 늘었다는 생각을 들게 하며 다른 운동도 더 잘 할 수 있게 되는 효과를 얻었다.
(아직 인바디를 안해봐서 모르는데 .. 아마 맞을거다 머쓲)
솔직히 올해는 너무 많이 했고
조금 줄일 필요도 있겠지만 (근데 시간 없으면 알아서 빈도가 줄겠지 뭐..)
다른 일에 영향이 가지 않는 선에서 앞으로도 꾸준히 클라이밍(+a) 하고 싶다.
안전하게 가늘고 길게! 항상 건강하고 ..
그리고 내년에도 더 강해져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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